Main 1-2 보이그룹과 여성 소비자들(수정본) 재트랙백 모음

논평 - 'Main 1-2 보이그룹과 여성 소비자들'

메인 포스트 1-1에서 걸그룹과 남성 소비자들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남성 소비자들이 걸그룹을 통해 갖는 환상이 성적 대상을 넘어 연애의 대상으로 확대되고 걸그룹은 이를 노려 소비를 창출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보이그룹이다. 걸그룹의 멤버들이 여자친구의 판타지를 형상화했다면 보이그룹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순정만화 속에 나오는 남자친구의 환상을 생산한다. 여성 소비자는 그들을 통해 꿈에 그리던 멋진 남성과의 연애를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종현-신세경 스캔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얼마 전 박지성의 2호골마저 묻어버린 연예계의 대형 사건이 있었다. (신문 위에 초라하게 실린 지성 팍의 2호골 기사..) 샤이니 '종현'-신세경 열애 인정 <-클릭
바로 배우 신세경과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과의 스캔들이었다. 둘의 연애가 다른 스타의 스캔들보다 더 이슈화되었던 이유는 '아이돌이 인정한 최초의 스캔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돌도 연애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것은 절대로 공식 인정되지 않았다. 실제 연애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라는 환상이 깨지고, 원치 않게(?)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된 소비자들은 더이상 그 아이돌을 찾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저 스캔들 이후 김종현 팬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다.

이 메인 문구에 보이그룹 생산-소비 원리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했다. '유사 연애' 아이돌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이다. 아이돌이 파는 환상에 젖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 문구를 보고 냉소를 보내겠지만, 한번 쯤 아이돌을 깊게 좋아해 본 소비자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이라는 것이 연애의 환상을 판다는 점에서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생산-소비 원리는 동일선상에 있다. 그러나 소비자, 즉 팬덤이 보내는 충성도와 그들이 갖는 환상의 깊이는 보이그룹이 훨씬 강하다. 왜 그럴까?

남자친구의 환상은 더 강하다
이전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남성 팬덤과 걸 그룹이라는 구조는 기본적으로 남성의 수요와 여성의 공급이라는 형태를 갖고 있다. 아이돌이 환상을 파는 사업이라고 했을 때 여자친구로서의 환상을 파는 것은 맞지만, 그 전제에는 성적 대상으로서의 환상이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 반면 여성 팬덤과 보이그룹에 있어서는, 여성 소비자가 보이그룹 멤버를 성적 판타지의 대상으로 삼고 좋아하는 것보다 남자친구로서 좋아하는 측면이 더 강하다. 남자 중학생은 야한 잡지를 순정만화보다 좋아하고, 여자 중학생은 순정만화를 야한 잡지보다 더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성적 판타지의 대상으로서 아이돌을 좋아한다면 그보다 더 그 환상에 적합한 (쉽게 말해 더 섹시한) 아이돌이 등장했을 때 소비는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환상으로 아이돌을 좋아한다면, 더 멋진 아이돌이 등장한다고 해서 소비가 그 아이돌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현재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더 멋진 남자를 만난다고 해서 내 남자친구를 버리지 않는 것처럼.

각 사이트별 여성 이용자와 남성 이용자의 비율이 나타난 표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베스티즈'. 베스티즈는 아이돌 팬덤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이다. (http://www.bestiz.net/) 여성 이용자의 비율이 80퍼센트에 육박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아이돌 팬덤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은 주로 여성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충성도 있는 소비자는 중요하다. 이는 아이돌 산업의 핵심이다. 일단 충성도 있는, 다시 말해 남자친구로서의 환상을 갖게 된 소비자를 확보하면 그 다음부터는 어느 정도의 수익은 보장되기 때문이다. 비록 대중성은 없어도 몇몇 보이그룹 들이 팬덤의 힘으로 수성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슈퍼주니어의 예를 보자. 2005년에 첫 앨범을 낸 그들은 여성 소비자(여성 팬덤)을 타겟으로 한 전형적인 보이 그룹이다. 10명을 넘는 멤버 수와 각자의 캐릭터 덕분에 특유의 팬층을 형성해 내었고, (멤버 수가 많기 때문에) 팬덤도 꽤 큰 편이다. 그들의 노래는 국민들이 다 즐겼다고 하기에는 대중성이 부족한데, 데뷔곡 Twins와 U, Miracle, Don't don, 쏘리 쏘리, 미인아 등의 타이틀 곡들 전부가 전국적 반향을 일으키기에는 모자란 면이 있었다. 슈퍼주니어의 팬이 아닌 사람들 가운데 쏘리 쏘리 정도를 제외하고 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컴백 할 때마다 음악 차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지키고 앨범 판매고도 톡톡히 올렸다. 모두 여성 팬덤의 덕이다. 이미 그들을 통해 남자친구로서의 환상을 보는 여성 팬덤들은 그들이 어떤 노래를 들고 나와도 소비한다.

당신의 남자친구, 골라서 선택하세요
다시 환상의 소비 이야기로 돌아가서, 걸 그룹이 여자친구의 이미지를 팔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는 것처럼 보이 그룹도 그러하다. 이런 영상도 있다.(강추하는 영상입니다 클릭!) 그들은 여성 소비자들이 원하는 남자친구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현재 대한민국의 보이그룹들을 보면 여성 소비자들이 갖는 이상적인 남자가 굉장히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PM과 샤이니를 비교해보자. 팬들이 만든 재미있는 자료가 있다.

간단하면서도 두 그룹의 이미지 차이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자료다. 2PM은 '육식남', 샤이니는 '초식남'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여성 소비자들이 남성스러움, 근육질의 몸매로 보여지는 마초적 남자친구의 환상과 동시에 마른 몸매의 사랑스러운 연하남 남자친구의 환상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이그룹은 이러한 환상을 대변하며 여성 소비자로 하여금 원하는 남성상을 취사선택하여 유사연애의 환상을 살 수 있도록 키워지고 상품화된다.

보이그룹의 흐름은 여성의 지위 변화도 대변한다
논의를 조금 확장하면, 샤이니 같은 '지켜주고픈' 보이그룹이 성공한다는 것은 여성 소비자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쿠거족과 같은 연상녀-연하남의 연애 풍조는 가부장적 남성 하에서 지배받는 위치에서 벗어나 남성들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늘어났다고 해석 가능하다. 지켜주고 싶고 돌보고 싶은 어린 남자친구, 애완남의 이미지. 이러한 경향을 샤이니라는 보이그룹이 파고들어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 그들의 데뷔곡은 '누난 너무 예뻐'였다. 그러나 동시에 2PM과 같은 마초적 이미지의 보이그룹 또한 성공을 거둔 것을 보면, 전통적 남성성의 환상 또한 아직 죽지 않은 것 같다. 남성이 자신을 지켜주고 그 거친 남성성 안에서 보호받고싶은 환상의 구도는 아직 견고한 것이며, 시장성 또한 왕성히 살아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다시 샤이니 종현-신세경 스캔들을 통해 팬심(Fan 心)을 놓아버린 팬사이트 주인장의 글을 읽어보라. 조금은 와닿지 않는가? 물론 아이돌에게 연애의 자유는 존재한다. 그렇지만 보이그룹-여성 소비자라는 단단한 구조 속에서 남자친구의 이미지를 팔아왔던 그가 너무나 예쁜 여자 연예인과 실제로 연애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 여기서 환상의 틀이 깨진다. 기본적인 소비의 원리가 깨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연애를 용인할만큼 팬덤이 관대하거나, 아이돌 팬덤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나더라도 팔릴 만큼 음악성이 좋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 하나만으로 쉽게 팬덤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 다음에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나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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